야구는 스트라이크존이라는 가상의 육면체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이다. ABS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육면체를 보다 더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설정하여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경기에서 사람이 스트라이크존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투수와 포수, 타자는 ABS가 설정한 육면체를 머릿속에 계속 그리면서 스스로의 신체 움직임과 겹쳐보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를 통해 상상하는 육면체의 형태와 크기, 위치를 조정하는 동시에 몸을 움직이는 방식도 조정해나간다.
테니스, 배드민턴, 축구, 배구 등의 게임에서도 라인 인-아웃을 판정하기 위해 ABS와 같은 트랙킹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 판정 시스템은 주로 공(또는 그에 상응하는 물체)이 경기장 지면의 라인에 닿는 정도를 판단하거나, 혹은 라인에서 연장되는 가상의 면에 닿는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ABS가 설정하는 스트라이크존 역시 홈플레이트라는 실물로부터 연장된 가상의 면들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는 앞서 말한 종목들과 유사성이 있으나, 경기의 핵심인 투구 판정을 인간 심판이 아닌 트랙킹 시스템에게 전부 맡긴다는 점, 사람(타자)의 신체 사항까지 고려하여 형태가 완성된다는 점, 그리고 공중에 떠 있는 (평면이 아닌) 입체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차이점들이 야구 선수들로 하여금 한 경기 안에서 유일하고 일관되게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가상의 육면체를 계속해서 상상하고 신체와 겹쳐보고 조정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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