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 15

2025년 5월 16일

인미공 종료 전시 «그런 공간»이 어느덧 마지막으로 가는 반환점(?)을 돌았습니다.슬기와 민의 은 흘러가버린 전시의 시간만큼 구김이 생겼네요. 이제 전시를 볼 수 있는 날도, 인미공에 들어가볼 수 있는 날도 딱 14일 남았습니다. 물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부동산의 쓰임에 따라, 더이상 인미공은 아닌 원서동 90번지 건물에 들어가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2025년 5월 15일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란 어느 특정 개발 방법론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고 애자일(Agile=기민한, 좋은것을 빠르고 낭비없게 만드는 것) 개발을 가능하게 해 주는 다양한 방법론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 개념은 여러 분야의 기업 경영에도 폭넓게 도입된다고 한다.혁신적이고 실용적인 이 방법론이 적용될 때 오히려 문제적 현상이 나타나는 분야가 있을 텐데, 특히 ‘무엇이’ ‘좋은 것’인지(또 좋은 것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관한 물음을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분야에 적용될 때 생기는 문제는 유독 기민하게 퍼져나가는 것 같다.

2025년 5월 15일

정책연구나 방향 설정 토론회 자료집 같은 과거의 문서들을 시기별로 쭉 살펴보면, 그 흐름이 어떤 유사한 문제의식의 망각과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굳이 멀리 거슬러 갈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 문서는 용역 연구를 통해 2020년 발행된 정책연구서의 출력본이고, 그 위의 형광펜과 빨간펜 흔적은 2023년 12월 13일의 어느 회의 준비를 위해 긋고 쓴 것들이다. 조금은 친절한 마음으로 긋기 시작한 형광펜이 분노의 빨간펜으로 바뀌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또 시간이 흘러 2025년이다. 무엇이 어떻게 망각되고 반복되고 있나.

2025년 5월 14일

관객에게 개방하기 위해 인미공 3층의 문서 수납장은 더 철저히 잠겨 있다. 에어비앤비 같다. 숙박업으로서 에어비앤비 말고 진짜 사는 집을 내어주던 에어비앤비 말이다.작가는 인미공 3층 사무실을 한 달 동안 빌린 투숙객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빌린 집을 프린트숍으로 꾸며 열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아주 제멋대로 쓰도록 방치한 채 사라져버린 무서운 투숙객이다…

2025년 5월 9일

노재운 작가의 〈총알을 물어라!(BITE THE BULLET!)〉는 전시장에는 없지만, 인미공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언젠가 갑자기” 조금 이상하고 불연속적이면서 불완전한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스토리에 나타나는 12개의 씬을 마주하면, 얼마간은 내 눈과 귀 혹은 영상 파일이 잘못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저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되는대로 볼 수도 있고, 무심한 물음표를 떠올리며 다른 계정의 스토리로 넘겨버릴 수도 있고, 무엇인지 정체도 모른 채 끝까지 보고선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 가도록 방치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마주하는 날이 올 수도 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