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3. 메모)



종이테이프는 이미 타카(tacker) 심이 단단히 고정해 놓은 천의 끄트머리를 잡아서 나무틀의 이면에 슬쩍 붙여 놓는다. 이는 매우 사소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이게 중요한 사람이 미술을, 그 중에서도 회화를 붙들고 있는 것 같다.
이 세계에서 미술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고, 특히 회화가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없어 보인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회화의 전제조건을 당연히 여기는 것은 너무하다. 모든 인간의 인생은 단 한 번 뿐인데 말이다(아닐지도 모르지만?). 회화(혹은 미술)은 수용자, 분석가의 입장보다 창작자의 입장에 서 있을 때 더 다양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천의 끄트머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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