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기둥과 계단 사이의 ’여유‘ 공간을 ’유휴‘ 공간으로 여기고, 실용적이면서도 수익성 있는 공간 활용을 모색했을 것이다. 기둥과 벽에 기생 구조물을 덧붙여 공간을 분할하고 상업 시설이 입점할 수 있도록 했을 텐데, 지금은 실용적이지도 않고 수익을 내지도 못 하는 공실이 되었다.
변형되고 분할된 이 공간은 이제 텅 비어 제 기능을 하지 못 하면서, 의도와 달리 기둥을 전시하는 윈도우 갤러리처럼 기능하고 있다. 이 전시는 기둥뿐만 아니라 기둥의 지지로 형성되는 ’공간‘을 (한가하고 주의 깊은) 보행자/관객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그들이 기둥의 기능과 형태, 그리고 공간의 ’여유‘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누군가 이 기생 공간에 더 작은 또 다른 기생 구조물을 덧붙이고 물건을 채워 넣어 이곳을 다시 실용적이면서도 수익성 있게 활용하기 시작하면, 기둥과 공간에 관한 지금의 전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막을 내리고 기록 없는 기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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