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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일

하나의 공간에서 열리고 닫히는 수많은 전시를 당연히 각각 개별적인 관점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세계로 상정하고 봐야겠지만, 공간은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어 왔기 때문에 종종 이상한 방식으로 서로 다른 전시들을 연결하고 전시와 관객 사이에 개입한다.*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구정아ㅡ오도라마 시티》(2024.12.20.~2025.3.23.)*2024년 아르코미술관 × 온큐레이팅 협력 주제기획전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2024.9.26.~11.3.)

2025년 2월 8일

정정엽 작가의 를 보고 깊이 공감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작업실을 만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작업’이라면 각종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제도/기관과 작가가 함께 하는 ‘작업’일 수 있다. 여기에서 범주를 더 넓히면 각종 예술지원제도 역시 제도/기관과 예술인이 협력하는 ‘작업’으로 볼 수 있겠다. 이 ’공동의 (예술)작업‘이 수사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으려면 각 주체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2025년 1월 11일

(인스타 추천으로 뜬 스레드 글 = 스레드 안 보는 이유…)예술지원제도는 간척지 같은 것 아닌가. 기존의 땅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활동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원래 발 디딜 수 없던 곳에 새롭게 만든 땅이 예술지원제도 같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땅 위에서 무언가 할 때 내 발밑의 땅 아래에 원래 무엇이 있었는지 상상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하지 않나. 간척지 위에서 바다를 상상하지 않는다면 간척으로부터 잃어버린 것들을 잊고, 또 그 대가로 얻은 새로운 땅의 당연하지 않은 소중함도 잊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간척지라는 땅은 원래 바다였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다.